[이달의 책 86]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
[이달의 책 86]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
  • 서영민 기자
  • 승인 2018.11.29 15: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람 부는 날이 날기 연습하기 좋은 날


백대현 에세이, 도서출판 밭 펴냄

 

 

내가 다니는 회사근처 정형외과 원장선생님이 책을 출간했다고 병원카운터에 안내문이 붙어있어서 한 권을 구매해서 읽은 후 사인을 받았다. 저자가 의사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면서 삶에 느낀 점들을 담담하게 써내려가 갔다. 위기(危機)가 기회(機會)라는 말이 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위기라고 생각하고 냉철하게 점검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나이를 먹을 만큼 세월이 흐르면 당황스런 일들이 없을 줄 알았지만 올해도 여전히 당황스럽고 후회스러운 일들이 넘쳐난다. 또 이렇게 한 해가 저문다.
                                                     서영민 홍보국장 yms@kocoa.org

 


<우리 주변을 가만 들여다보면 형식에 얽매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느 정도의 격식이야 필요하겠지만 형식을 강조하다 보면 어느덧 내 자신이 그것에 끌려다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만다. 그러다 결국 내용은 사라지고 형식을 채우기에 급급하게 변해 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단체일수록 형식과 격식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마련인데 성격상 형식과 격식을 잘 맞추는 편은 아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부분이 의상일 터인데 격실을 갖추어서 잘 입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내 경우 문제는 형식과 격식이 꼭 필요한 자리까지도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치부해 버려 손해 보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만나 머리숱도 줄고 하얗게 세어버린 중늙은이에게 ‘이놈, 저놈’ 하며 눈을 부라리다 낄낄대며 웃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사는 게 뭐 별거 있던가. 어느 덧 서로 비슷해져 버린 친구들이 몹시 반가운 토요일 모임이었다.>
한 해 가기 전에 봐야지.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맘 때 쯤 통화할 때 반드시 나누는 말이다. 30여전 추억을 어제의 일처럼 이야기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소주잔을 기울인다. 모임에 뜸하게 참석하는 친구에게 얼굴 좀 보면서 살자고 타박하지만 그래도 나와 준 것만으로 고맙다.

 

<‘성공’이란 이름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 방황이 모여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앞으로 수많은 실패를 맛보고 클 우리 자식들에게 다른 것은 몰라도 성공과 실패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만큼은 꼭 말해주고 싶다.>
거저 얻어지는 성공이 있으랴. 물론 금수저들에게는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다행히 내 주변엔 어마어마한 금 수저보다는 고만고만한 흙 수저들이 열심히 살아간다. 등산을 하다보면 평탄하게 보이는 능선에 올라서 고생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능선도 막상 걸어보면 은근한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로는 성공과 실패가 작은 갈림길이기도 하고 생각하기 나름이기도 하다. 다만 성공을 향해서 뚜벅 뚜벅 열심히 걸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잊지 말자. 우리의 메시지는 쉽고 간단하고 신속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이 쉽고 간단하고 신속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트위터 카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등 인터넷을 통한 소통이 쉽고 간단하고 신속함의 연속이라는 판단도 든다.

 

<마음 비우기, 비울수록 다른 것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그게 사과든 인사든 아니면 고마움이든 비우고 채워지는 반복이 순환되면서 삶의 소소한 행복이 느껴진다.>
비움은 채움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다. 자신이 다 채웠다고 판단할 때 더 채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좀 비우거나 채운 거 이상으로 자신의 그릇을 키우거나. 채우는 거에 비례해서 그릇이 커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이 채우는 방법은 적당히 비워야 함이다.
 


<힘들 때 초심으로 돌아가 자세를 가다듬는 마음, 현재 위치에 감사하는 마음, 자기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착이 중요하다. 그것이 훌륭한 인생을 사는 방법이 아닐까?>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고, 초심은 아련한 과거일 때가 많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초심을 기록하여 현재로 꺼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일기가 됐든 초심을 상징하는 물건이 됐던, 어떤 책이 됐든 초심을 일깨우는 엑스트라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지금하고 있는 일에 감사하며, 어제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오늘은 더 내 자신을 담금질해야 한다.

 

<그의 좌우명은 “뜻과 행동은 나보다 나은 사람과 견주고, 분수와 복은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한다.”였다고 한다.>
대부분 인간관계 갈등의 시작은 비교에서 비롯되지만 이렇게 현명한 비교도 있다. 뜻과 행동이 나보다 나은 사람은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한 달 일 년의 목표를 정해서 달성하려고 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일생의 목표를 정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면 목표도달 유무와 상관없이 성공이라는 단어에 더 근접했다고 본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이든 가지려는 욕망과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자각하는 간극을 좁히는 것이 아닐까.

 

<노만 빈센트 필 박사는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무덤에 묻힌 자들 뿐’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모두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안고 살아간다. 아무 고민이나 갈등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행을 느끼는 사람들은 유독 자신만이 그 불행의 영향력 안에 있다고 착각한다.>
허물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고민 없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시간과 세월은 허물과 고민을 만들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때론 털어버리고 때로는 어느 정도 동행하면서 함께 갈 친구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불행과 행복의 질량보존의 법칙도 있다고 하지 않는가? 지금 불행하면 더 행복이 멀지 않았음이요, 지금 행복하면 불행이 올 수 있음을 인정하면 그만이다. 평생을 놓고 행불행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내세에서 맞춰진다고 생각하는 종교도 많다.

 

<‘주고 또 주고 그리고…… 잊어라!’>
여기서 주는 것에 방점이 있지 않다. 잊는 것이 답이다. 돈도 사랑도 우정도.

 

<정직한 사람들은 간혹 바보소리를 듣는다. 세상이 하도 약아빠지고 속이는 일이 흔하니 칭찬을 받을 사람이 비웃음을 사는 경우다. 하지만 역시 그런 정직한 바보들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당장 손해가 나면 어떤가. 정직하게 말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손해 보는 듯 하는 관계가 가장 좋다고 한다. 비웃음을 사면 어떤가? 비웃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내가 무시해 버리면 내겐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 일정 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내 스타일을 고수하려고 한다. 약아빠지지 못함을 한탄한들 어떠랴? 나무가 결이 있듯이 사람도 생겨먹은 결이 있다.

 

<인내, 인내가 때론 모든 걸 결정한다. 한순간을 인내하지 못하고 입을 열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지나치게 겉도는 것이 아닌 이상 좀 내버려 두자.>
나이가 들면 인내심이 증가하는 줄 알았는데 내 경우 그렇지는 않았다. 수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리라. 자기 안에 분노가 차곡차곡 차오른 사람들은 인내심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사람 또한 인내심과 평정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인내는 자기 안의 감정과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결과물이다.

 

<3년간 일기를 쓴 사람은 장래에 무슨 일이든 이룰 사람이며, 10년간 일기를 계속 쓴 사람은 이미 무엇인가를 이룬 사람이다.>
뭐든지 한 번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렵다. 다행히 나 스스로를 꾸준하게 하는 일들을 잘 할 수 있다고 자기 암시를 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