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리뷰 - [#살아있다] , [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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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용회보
  • 승인 2020.07.31 17:18
  • 조회수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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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놓지 않으면 이겨낼 수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상황들은 처음 겪어보는 무척 낯선 경험이다. 사람 사이 간격이 떨어지고, 마스크로 입을 가린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나 지속될지, 과연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날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날아드는 재난문자는 지금의 상황이 실제 벌어진 재난 상황임을 알려준다. 그래서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은 생존이 걸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화 <#살아있다>와 <반도>는 극단적인 재난 상황을 배경으로 개인의 생존 문제를 다뤘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췄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도시가 봉쇄되고 단절된 상황에서 고립된 개인들의 생존을 다뤘다는 점에서다. 어쩌면 영화에 등장한 좀비 바이러스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상징으로 읽을 수 있다.

영화 <#살아있다>가 그려낸 상황이 2020년 현재의 모습과 가깝다면, <반도>는 재난 이후를 담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 영화다.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살아있다>과 폐허가 된 도심이라는 펼쳐진 공간(<반도>)에서 벌어지는 액션도 비교해볼 만하다. 또 <#살아있다>는 두 주연 배우인 유아인, 박신혜가 이끌어가지만, <반도>는 강동원, 이정현을 중심으로 김민재, 구교환, 권해효, 이레 등 여러 배우들의 앙상블이 어우러졌다.

‘집콕시대’의 생존 스릴러

영화 <#살아있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사람들의 공격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다뤘다. 부모의 외출로 홀로 집에 남게 된 준우(유아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늦게 일어나 평소처럼 게임을 하려고 컴퓨터에 앉는다. 게임 채팅 중 상대방이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고 하면서 TV를 보라고 전한다. 준우는 TV를 켜고 밖을 바라보는데, 갑작스러운 굉음이 들리고 식인 좀비떼의 습격으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준우는 부모와 통화를 시도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그러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문자가 겨우 확인되며, 스마트폰과 와이파이가 먹통이 된다. 준우는 모든 것이 단절되고 홀로 고립됐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에 문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도 공격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 집 안에서 오래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과 음식도 문제다.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준우의 절망이 극에 달할 때,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이 등장하며 영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영화 <#살아있다>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이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현관문이나 창문 하나만 넘으면 침범할 수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다. 복도식 아파트를 채택해 고립과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데이터, 와이파이가 의식주만큼 중요해진 디지털 시대의 고립이란 설정도 참신하다. 
‘살아남아야 한다’란 메시지에서 ‘살아있다’로 가는 과정은 험난하다. 이 과정에서 드론과 휴대폰 등의 디지털 기기부터 손도끼, 무전기, 의자, 로프 같은 산악 캠핑 용품에 이르는 아날로그적인 소품들이 생존무기로 활용되며 재미를 배가한다.
무엇보다 SNS로 구조요청을 하는 생존자들의 모습은, 이동 제한이라는 단절된 상황에서 ‘집콕 챌린지’로 소통하는 현재의 코로나19 상황과 겹친다. 제목의 해시태그가 상징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고립된 폐허 속에서 희망을 찾다

영화 <반도>는 연상호 감독의 전작 <부산행>의 4년 후를 그렸다. 한국은 4년 전 좀비 바이러스의 습격에 부산을 최후 방어선으로 삼고자 했다. 그러나 안전지대라고 생각했던 부산마저 바이러스에 무너졌다. 국가기능은 단 하루만에 마비됐다. 4년전 정석(강동원)은 매형 철민(김도윤)과 함께 가까스로 한국을 탈출해 홍콩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거의 폐인처럼 살아가던 정석에게 범죄 조직이 한국에 달러를 가득 실은 트럭이 멈춰있다며 그것을 가져오면 돈의 절반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정석은 매형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가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다. 폐허가 돼버린 한국에는 극소수의 생존자들만 남아 있고, 한국을 탈출한 생존자들을 받아주는 국가는 거의 없는 고립된 상황이다. 한국에 들어온 정석 일행은 원래 민간인을 구출하던 군부대였으나, 약탈을 일삼는 들개 사냥꾼이 돼버린 631부대를 만나 위험에 빠진다. 그때 민정(이정현)네 가족을 만나 목숨을 구한다. 

영화 <반도>는 한국을 아포칼립스 상태로 묘사한 첫 영화로 평가된다. 국가 기능을 상실하고 폐허가 돼버린 한국의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버려진 대형 쇼핑몰과 무너진 다리, 건물 등의 프로덕션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전작 <부산행>이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친 액션에 집중했다면, <반도>는 폐허가 된 도로 위로 공간을 확장했다. 여기서 벌어지는 카 체이싱 액션은 영화 <반도>가 야심차게 내세운 액션 시퀀스다. 속도감과 긴장감, 타격감 넘치는 액션은 스케일과 쾌감 면에서 전편 <부산행>을 넘어선다.
무엇보다 영화 <반도>는 평온한 일상이 깨지면서 인간의 본능과 야만성이 드러나는 영화란 점에서 현재의 코로나19 사태와 겹친다. 영화속 한국은 난민 이슈의 당사자가 됐고, 혐오와 배제의 대상이 됐다.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631부대)은 권력의 위계를 만들어 가장 하층에 해당하는 이들(들개)을 먹잇감 삼아 숨바꼭질이라는 놀이를 발명한다. 반면 희망을 놓지 않은 이들(민정 가족)은 어떻게든 살아남아 이곳을 탈출하고자 한다.
영화는 좀비 대신 살아남은 인간들의 충돌을 통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한다. 가족의 가치와 휴머니즘을 통해서다. 신파로도 비칠 수 있는 후반부의 시퀀스는 어쩌면 그런 희망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신대욱

현 주간신문 CMN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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