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이야기 13 - 예술이 된 머리카락
머리카락 이야기 13 - 예술이 된 머리카락
  • 미용회보
  • 승인 2019.09.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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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의 변신은 무죄, 머리카락이 만들어내는 예술의 세계는 경이롭다”

 

인간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나면 무엇에 흥미를 느낄까요? 유희(遊?)의 인간 즐겁게 놀면서 장난치고 뭔가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예술(藝術)은 그렇게 놀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예술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모든 인간 활동과 그 산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헤어스타일이 조형적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이러한 작품들은 보존성이 취약함을 드러내죠. 머리카락이 만들어내는 예술의 세계는 어떨까요?
                                                        서영민 기자 yms@kocoa.org

 

 

김정희 작품 - 생명의 순환 Ⅳ

 

처음엔 꽃 등 식물을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

헤어분야에서 예술적 작품 활동으로 미술분야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가 헤어스케치와 머리카락 공예라고도 하고 헤어아트입니다. 헤어스케치 분야는 따로 살펴보기로 하고 이번호에서는 헤어아트 분야를 살펴볼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미용인들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뭔가를 만드는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누가 가장 먼저 시작했냐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며, 또 따질 수도 없습니다. 헤어아트가 시작된 것이 30여년 전후가 아닐까 추측할 뿐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 중앙회 김진숙 명장이신데 머리카락을 이용한 다양한 미술작품으로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습니다. 지금이야 미용관련 여느 졸업작품 전시회를 가면 헤어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을 만큼 대중화 되었습니다. 졸업작품전에서 헤어아트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미술용 마네킹에 다양한 형태의 머리카락 작품을 결합시킨 시도는 서경대 졸업작품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네킹을 이용한 작품은 각 대학의 졸업작품전에 주로 출품됐으며, 대부분의 미용인들은 머리카락을 모았다가 염색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꽃을 만들고, 난초를 만들고, 나비를 만들다가 점점 더 표현하는 분야가 확대되었습니다.

인내의 예술 헤어아트

머리카락으로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미용실에서 커트 한 후 머리카락을 모아야했습니다. 사람마다 머리카락의 굵기도 다르고 결도 다르고 머리카락의 컬러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머리카락을 작품에서 필요로 하는 컬러로 염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머리카락을 모으고 컬러를 표현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한 올 한 올을 붙여서 만드는 과정은 엄청난 인내와 집중력을 요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장미꽃 한 송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을 꽃모양, 잎사귀 모양, 줄기 모양의 컬러로 염색하고 형태를 만들어서가면서 한올 한 올 풀로 붙여서 고정시켜야 합니다. 집중력과 인내력이 없다면 헤어아트는 아예 시작을 말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떤 헤어아트 작품을 보더라고 수많은 밤을 지새웠을 작가의 열정을 발견하게 됩니다.
초창기 헤어아트 작품을 접하면 사람들은 처음에 꽃이나 난을 보면서 “어머, 어머 이걸 다 머리카락으로 만들었단 말이야!” 믿을 수 없다며 경이롭다고 합니다.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에서도 머리카락 공예가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어느 장소, 어느 때라도 헤어아트 작품을 접하시게 된다면 그 작품만을 보지 마시고 예술혼을 불태운 작가의 ‘열정과 땀’을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진숙작품 - 너에게로 가는 날

 

머리카락은 미술작품의 훌륭한 재료

헤어아트를 처음 시작할 때 김진숙 명장은 미용실에서 커트 이후에 버려지는 머리카락이 아까웠다고 합니다. “버려지는 머리카락을 어떻게 이용할 수는 없을까?”라는 화두를 붙들고 헤어아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머리카락을 미술작품의 재료로서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구하기가 쉽습니다. 긴 머리카락에서부터 짧은 머라카락까지 재료의 공급에 고가의 비용이 들지도 않으며, 미용사라면 맘만 먹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입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염모제가 출시되어 있는  만큼 염모제 본연의 컬러는 물론이고 염모제를 혼합해서 얼마든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컬러를 만들어낼 수 있죠. 게다가 머리카락은 보존성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습기를 피하고 불이 나서 타버리는 경우만 빼면 긴 시간 작품을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 머리에 창조된 헤어스타일은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더라고 계속 자라나는 머리카락의 속성상, 또 모델이 된 그 사람이 계속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집하면서 생활할 수 없기 때문에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잠깐 기록하고 사라지게 됩니다. 작품의 보존성이 취약하기 마련이죠. 헤어아트는 작품을 한 번 만들면 작품 그 형태 그대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용인들의 예술적 허기를 달래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과 경이를 넘어 미술의 한 분야로….

헤어아트는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초창기 꽃이나 난초 식물들을 표현해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어냈고, 이후에는 새 말 등 동물들도 작품도 있었고, 태극기나 풍경을 표현해내기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유명화가의 작품을 헤어아트로 재현내면서 미술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가져오는 단계를 거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작가가 자신의 색깔과 표현의 감수성을 담아내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굳이 머리카락을 사용했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일반 미술작품과 구분하지 못할 관람객도 많을 것입니다. 머리카락을 사용하는 방법에서도 처음에는 단순히 염색해서 붙이는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거친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 잘게 자른다든지, 추상화적 표현과 몽환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머리카락을 가루로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실제로 소장가치가 있다고 평가되어 미술작품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대개 미술작품들은 당대의 평가보다는 후대에 평가되어 비싸게 팔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호도 생전에는 작품이 팔리지 않아서 정말 가난한 인생을 살았지만 지금엔 고호작품 값이 어마어마하죠. 헤어아트 작품이 100년이 흐른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또 지금의 헤어아트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미술 교과서에 실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궁극적으로 미술과 만난다
헤어아트도 미술입니다. 다만 그림의 소재를 머리카락을 이용했다는 것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용인이 예술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또 작품이 팔리기 위해서는 미술작품으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평가받아야 합니다. ‘미용인이 헤어아트 작품을 만들었네’라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미용인 유무를 떠나서 예술가로서 거듭나 작품의 예술성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결국엔 헤어아트 작가도 미술이라는 커다란 예술 범주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헤어아트 작품을 하시는 분들이 미술공부를 체계적으로 더 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미술사를 이해하고 미술의 다양한 기법들을 이해하고 그것들을 자기화시켜서 헤어아트로 표현해 낸다면 높은 경지의 예술가가 추앙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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