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이야기 12 - 머리카락 분석
머리카락 이야기 12 - 머리카락 분석
  • 서영민 기자
  • 승인 2019.07.04 10:07
  • 조회수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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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분석하라, 머리카락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지금이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나이 드신 원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텝시절은 주요 일과 중에 하나가 커트로 잘려나간 머리카락을 쓸고 청소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퇴근 후에 양말이나 작업복에 묻어 있던 머리카락을 털어내는 일도 미용사들에게는 일상이었습니다. 이렇게 흔하게 접하는 머리카락이 정말 많은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머리카락 유전자검사를 통해서 친자를 확인하기도 하고, 발뺌하는 마약사범을 잡아내기도 하죠. 미네랄 검사를 통해서는 어떤 영양성분이 부족한지 진단해주기도 하고 건강상태를 체크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머리카락은 생체 정보의 보고입니다.
                                                        서영민 기자 yms@kocoa.org

 

 

마약사범을 잡아라

최근 연예인들의 마약사건이 종종 보도되고 있습니다. 마약으로 인한 국가의 몰락은 1840년 영국과 중국이 아편전쟁을 벌인 것만 보더라도 심각한 재앙입니다. 마약은 한 사람을 피폐하게 하고 가정을 파괴시키고 사회를 무너뜨리고 국가의 존립까지 흔들기 때문에 각국은 마약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잃었다고 판단됩니다. 유엔범죄마약국은 마약청정국을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으로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이를 넘어서 2018년에는 24.3명으로 마약위험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합니다.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마약이 깊숙이 침투한 상황이네 마약사범을 검거하면 반드시 실시하는 것이 소변과 머리카락을 통한 마약잔류검사입니다.
최근 가수겸 배우 박유천씨가 마약검사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고 여러 번 염색을 하는 등 마약검사에 대비했는데 제모하고 남았던 다리털에서 마약이 검출돼 덜미가 잡혔습니다. 또 유명인 로버트 할리씨가 경찰에 출두할 때 머리를 밀고 나타난 것은 모두 잔류마약 검출을 피하기 위한 꼼수였습니다. 보통 필로폰의 경우 소변이나 혈액검사로는 10일 이내, 대마의 경우 30일 이내 양성반응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거기에 비해 모발은 수개월이 경과되어도 마약 감정이 가능하며, 모발의 자라는 속도가 있기 때문에 부분별로 잘라서 검사하면 마약투약시기도 추정할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수개월까지 마약 감정이 가능하도 합니다. 검거된 마약범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가 머리카락인 것입니다.

태평양을 건너온 머리카락 정보

홀트아동복지회, 입양전문 기관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가 6.25라는 전쟁을 겪지 않았다면 고아수출국이라는 누명을 쓰지 않았을까요? 가끔 생각해보는데 전쟁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꾸준히 해외입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혈육에 대한 집착과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지난 2013년도에 74.4% 달했던 국내 입양은 2017년 2018년 50% 중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간 입양아들이 성장해서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부모를 찾겠다고 고국을 찾기도 하고 또 서류를 보내는데 부모를 찾기 위한 필수적인 서류가 유전자검사 결과 정보입니다.
유전자검사를 하는데 가장 쉽게 이용하는 것이 머리카락입니다.
우리 인간의 세포는 23쌍의 염색체로 구성되어 있고 염색체 안에 무려 3만여개의 유전자정보가 있는데 이 유전자 정보를 검사함으로써 부모의 유전자 정보와 얼마나 일치하느냐로 친자를 판별합니다.
우선 머리카락은 인체의 어느 부위보다 채취가 간단하고 쉽습니다. 이동도 편리하고 채취 이후 후유증도 거의 없습니다. 다만 머리카락을 채취할 때 머리카락 모근이 없으면 검사가 어렵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생물학적 유전정보는 모근과 모구에 담겨있기 때문이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유명인이거나 재벌 등 갑부들 사이에서는 막대한 자산 상속을 두고 친자확인 소송이 종종 제기되는데 머리카락 유전자 정보는 소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물론 머리카락이 이렇게 중요해진 것은 유전자 정보분석이라는 과학기술이 발전한 결과일 것입니다. 과거에는 심증과 주장이 넘쳐났어도 친자 확인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유전자 분석 기술이 발달하고 비용도 저렴해져서 일부에서는 친자확인을 통한 배우자의 불륜을 증명하거나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지는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아리송해집니다.

 

 

머리카락은 정확한 건강진단서  

머리카락을 분석함으로써 알 수 있는 건강정보는 다양한데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인 것 중에 하나가 중금속 중독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중화학 공업발달로 지구환경이 오염되고, 무심코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들에 의해서 동식물이 오염되고 동식물의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우리 인간의 몸도 중금속에 오염되는 것입니다.
모발검사는 우리 몸에 해로운 수은, 납, 알루미늄, 바륨, 카드뮴, 비소, 우라늄, 비스무스, 탈륜, 세슘 등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중금속 중독은 각종 암은 물론 만성피로  과잉행동증을 유발하고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 아토피, 성장부진 등을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알려주는 정보를 통해 우리 인간의 중금속 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새삼 머리카락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머리카락은 중금속 오염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미네랄 성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할도 하는데 마그네슘, 아연, 칼슘, 칼륨, 나트륨 등등이 부족한지 너무 넘쳐나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중금속을 배출을 도와주는 영양소인 셀레늄 등의 섭취를 결정할 수도 있고, 미네랄의 균형을 잡아주는 식단을 짜거나, 부족한 영양제 섭취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상상이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모발분석기가 더 대중화되고 분석기법도 편리해진다면, 미용실에서 커트나 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헤어시술 전에 모발진단을 통해서 건강상태를 알려주고 식단까지 케어해주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 달에 한 번, 두 달에 한 번씩 미용실을 찾는 것이 건강관리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머리카락은 과학이다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이용한 마약검사,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친자 확인, 중금속 오염, 필수 미네랄 성분 조사 등등을 살펴보았는데 모두 머리카락이 과학과 결합돼 우리 인간에게 제공하는 놀라운 정보들입니다.
이밖에도 최근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머리카락을 이용해 정확하게 습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 공진기’를 개발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머리카락은 습한 환경에서 쉽게 팽창하는데 습도가 0%에서 100%로 증가할 때 머리카락은 약 2% 팽창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죠. 이번 기기의 발명은 머리카락 팽창 성질만을 이용한 것은 아니고 머라카락에 레이저를 쏴서 주파수롤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기술을 이용해 건강 상태 모니터링은 물론 향후 질병 분석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머리카락은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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